창공을 나는 연(130)
-
민족과 모자
혈연, 혈통. 한국처럼 족보를 중요시하고 정통성의 근거를 핏줄에서 찾는 문화에서 살았으며 역사를 재미있게 여기는 입장에서, 혈연과 혈통에 관한 관심 혹은 생각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낯선 곳에 가서 나에게 익숙한 것들과 비교를 하는 많은 경우를 보며, 그리고 그런 지역에 대해 나중 공부를 하며 느끼는 점에 관한 단편입니다. 1. 민족의 용광로 캅카스(카프카즈·코카서스) 지역, 네팔의 히말라야 산간 지역, 중국 위구르(신장), 윈난(운남) 지역, 동유럽의 발칸 반도, 크림반도 지역 등을 민족의 용광로라고 부릅니다. 그 외에도 수많은 지역들이 있겠지만 지금 생각나는 지역은 이 정도… 직접 밟고 눈으로 본 지역은 네팔과 위구르 정도로 짧은 식견이지만, 지역을 다녀온 후에 지역에 대한 객관적인(?) 글들을..
2018.01.24 -
좋은 일자리
일자리와 취업에 대한 문제는 나름 사회생활 10년에 근접하는 지금도 겪는 문제입니다. 절대성을 갖는 '급여'와, 상대성을 갖는 '만족도'가 어우러져 일자리에 대한 체감도를 주죠. 사람의 주관은 말 그대로 '자기 위주'기 때문에 스스로의 마인드컨트롤이 필요한 부분이 있습니다.일자리-노동이라는 것은 개인의 성향적 편차 뿐 아니라 어떤 상황, 어떤 입장에 있느냐에 따라 만족도가 달라지는 것이죠. 과격하면서도 다들 인정하는 개념으로 일자리는 개인의 존재 자체를 의미하기 때문에 이렇게 복잡할 수도 있겠습니다. 어찌되었든… 아래의 이야기는 좋은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의 입장을 진하게 반영한 내용입니다. 0. 좋은 일자리란?제가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한 2009년. 급여협상이나 직무 등 여러가지 면에서 미숙했던 시점에 ..
2018.01.20 -
심리역사학과 파운데이션, 빅 데이터
1. 심리역사학 Psychohistory 아이작 아시모프의 SF소설 파운데이션에 등장하는 가상의 학문입니다. 몰락해가는 은하제국의 해리 셀던이라는 수학자가 창시한 학문으로 인간집단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는 학문이라고 등장합니다. 은하제국의 피할 수 없는 몰락 이후의 수만년의 혼돈을 단 1천년으로 줄일 수 있는 이론적인 학문으로 등장하죠. 다만 셀던은 이 학문이 '적절한 초기조건'을 얻을 수 없어서 카오스적 요소를 제거할 수 없다고 여겨 포기하고 있다고 나오죠. 다만 이 연구를 눈여겨보던 제국의 수상 '에토 데머즐'의 계획과 후원으로 해리 셀던의 심리역사학이 완성되고, 향후 1000년을 이끌어갈 '파운데이션 계획'이 수립됩니다. 세세한 가지들에 대한 언급을 하기에는 스토리도 방대하고 다루기 힘든 면도 있지..
2017.12.23 -
화각감수성
0. 도입135포맷의 필름카메라에서 28mm 렌즈는 광각의 영역에 속한다. DSLR 카메라가 보급되면서 (환산화각) 28mm-80mm 영역의 줌렌즈가 제공되는 것(번들렌즈, 일반적으로 18mm-55mm라고 표기되어 있다.)을 보자면 광각의 시작점이라고도 볼 수도 있겠다. 이런 28mm 렌즈가 있어도 APC-S 규격, 흔히들 말하는 1.5 크롭 규격에 마운트한다면 환산 42mm에 해당하는 표준화각에 속하는 평범한(?) 화각의 렌즈가 된다. 게다가 나의 경우는 APC-S DLSR에 28mm 렌즈보다는 45mm나 50mm의 조합을 이용했기 때문에, 환산 67mm - 혹은 75mm의 준망원에 가까운 화각으로 꽤 오랫동안 사진을 찍어온 셈이다.그러던 습관, 혹은 화각의 익숙함을 두고 필름카메라에 28mm 렌즈를 ..
2017.11.24 -
가학루駕鶴樓, 가학루기駕鶴樓記
폭포 위 언덕에 자리한 누각, 가학루. 가학루에 대한 설명 가학루駕鶴樓 필동암과 용주담 글씨가 새겨진 폭포 옆의 언덕에 세워진 누각입니다. 뚜렷한 기록이 없어서 언제적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1947년 중수하면서 남겨진 기록에 '대원군이 쓴 가학루 현판이 있었다'고 보아 대원군 시기부터 있었다고 여겨집니다. 현재 남아있는 정자는 네 차례정도 수리했으며, 1930년대의 대들보인 것 같다고 얘기한답니다. 정자를 받치고 있는 돌기둥이 경복궁 중건 당시의 양식과 같다고하니 대원군 시기, 인근 광륜사가 신정왕후 조대비 (1808-1890)의 별장이었던 시기와 연관된 정자로도 보입니다. 광복 후 이 땅을 소유했던 송석 박문규가 1947년 중수하면서 옥소 심형진이 짓고, 낙운 윤희채가 쓴 가학루기 駕鶴樓記와 현판이..
2015.10.08 -
셀프인테리어 ① 집을 구하다
2012년 2월... 뜬금없이 '우리 결혼해볼까(주. 남자인 내가 결정한게 아니라 여자인 그분이 결정하셨다는거...)로 시작한 무드없고 낭만없는 결혼준비의 하이라이트는 집을 구하는 것, 그리고 집을 꾸미는 것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야근을 밥먹듯이 하는 저의 입장에서 집을 구하러 다니는 것은 쉽지 않은 일... 일을 하지만 어쨌든 저보다 시간적 여유가 있던 저의 (당시 예비) 아내는 약 두어달의 시간 동안 재정적 한계를 절감하며 여러 집을 보러 다니고 있었고... 슬슬 지쳐가고 있었습니다. 때마침 처녀시절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장모님을 모시고 제주도를 가겠다는 결의를 실행하려던 찰나에... 모든 것을 예약하고 준비했던 그 여행이 잊지 못할 이름의 태풍 '볼라벤'의 등장으로 모두 물거품이 되어버린 그 주간에,..
2015.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