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과 거리감(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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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과 모자
혈연, 혈통. 한국처럼 족보를 중요시하고 정통성의 근거를 핏줄에서 찾는 문화에서 살았으며 역사를 재미있게 여기는 입장에서, 혈연과 혈통에 관한 관심 혹은 생각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낯선 곳에 가서 나에게 익숙한 것들과 비교를 하는 많은 경우를 보며, 그리고 그런 지역에 대해 나중 공부를 하며 느끼는 점에 관한 단편입니다. 1. 민족의 용광로 캅카스(카프카즈·코카서스) 지역, 네팔의 히말라야 산간 지역, 중국 위구르(신장), 윈난(운남) 지역, 동유럽의 발칸 반도, 크림반도 지역 등을 민족의 용광로라고 부릅니다. 그 외에도 수많은 지역들이 있겠지만 지금 생각나는 지역은 이 정도… 직접 밟고 눈으로 본 지역은 네팔과 위구르 정도로 짧은 식견이지만, 지역을 다녀온 후에 지역에 대한 객관적인(?) 글들을..
2018.01.24 -
가학루駕鶴樓, 가학루기駕鶴樓記
폭포 위 언덕에 자리한 누각, 가학루. 가학루에 대한 설명 가학루駕鶴樓 필동암과 용주담 글씨가 새겨진 폭포 옆의 언덕에 세워진 누각입니다. 뚜렷한 기록이 없어서 언제적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1947년 중수하면서 남겨진 기록에 '대원군이 쓴 가학루 현판이 있었다'고 보아 대원군 시기부터 있었다고 여겨집니다. 현재 남아있는 정자는 네 차례정도 수리했으며, 1930년대의 대들보인 것 같다고 얘기한답니다. 정자를 받치고 있는 돌기둥이 경복궁 중건 당시의 양식과 같다고하니 대원군 시기, 인근 광륜사가 신정왕후 조대비 (1808-1890)의 별장이었던 시기와 연관된 정자로도 보입니다. 광복 후 이 땅을 소유했던 송석 박문규가 1947년 중수하면서 옥소 심형진이 짓고, 낙운 윤희채가 쓴 가학루기 駕鶴樓記와 현판이..
2015.10.08 -
성묘교회 ① 역사 _ 이스라엘 예루살렘
십자가 죽음과 부활에 관한 신앙은 기독교의 핵심입니다. 원죄로 인한 영원한 죽음을 해결할 방법으로 구약시대에는 모세오경에 나오는 율법과 동물을 제물로 하는 제사들이 제시되는데, 예수가 십자가에서 스스로 제물이 됨을 믿는 이로 인해 그 죄가 씻어진다는 신앙. 그것이 기독교의 처음이자 끝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핵심과는 별개로 지역 토속신앙(미신)과 결합된 형태로 예수에 관한 수많은 유물들이 성물 중의 성물로, 특히나 최후의 만찬 때 쓰여졌다는 성배, 매달리고 죽었던 십자가, 옆구리를 찔러 물과 피를 쏟게 했다는 롱기누스의 창, 아리마대 요셉의 무덤에 쓰였던 수의 등이 공인, 비공인 최고위급 성물이 되어 전해지고 있습니다. * 편의상, 영문은 그대로 넣겠지만 교회 건물을 지칭할때 '○○교회'라고 쓰겠습니다. ..
2014.06.05 -
도봉산 바위글씨 ③,④ 필동암必東巖(岩), 용주담舂珠潭 _ 서울 도봉
제일동천 바위글씨가 위치하는 곳은 도봉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길에 있는 절벽의 위쪽입니다. 그 절벽을 통해 위, 아래가 나뉘고 계곡의 물이 폭포가 되어 쏟아지는데, 이 곳에 대한 정확한 명칭은 없지만 꽤나 수려합니다. 특히 수량이 많아지는 여름에는 폭포의 힘과 무게감에 압도되기도 하죠. 용주담, 필동암 바위글씨는 이 폭포 아래에 위치한 바위글씨입니다. 장마철 동안 물이 불어난 도봉폭포의 모습. 왼쪽 바위에 필동암이라는 글씨가 새겨져있다. 옛 글자는 오른쪽부터 읽는다. 나무에 조금 가려졌지만, 힘있게 '필동암'이라 새겨져있다. 필동암必東巖(岩) 순자 荀子 유좌 宥坐 편에 공자의 제자 자공과 공자의 문답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군자가 물을 보고서 느껴야 할 점이 무엇입니까.'라 물었을 때 '만 번을 굽이쳐 흘..
2014.05.16 -
하기아 소피아 ① 주변 상황과 역사 _ 터키 이스탄불
이스탄불이라는 도시의 이름은 15세기 중반 오스만 투르크 왕조의 비잔틴제국 점령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그 이전의 이름은 콘스탄티노플(라틴어 콘스탄티노폴리스), 그보다 오래된 이름은 비잔티움입니다. 그리스시대에는 어촌에 불과했던 이 곳은 로마의 확장과 함께 지역적 중요성이 부각되어 중소도시로 개발됩니다. 하지만 현재의 대도시가 되는데에는 거대로마제국의 동서분할정책과, 로마의 부흥을 꿈꾸던 황제(콘스탄티누스)의 계획이 맞아떨어진 결과일 겁니다. 콘스탄티누스 황제는 거대제국의 쇠락을 막을 동력으로 '새로운 로마 Nova Roma'라는 도시를 건설했는데 이것이 A.D.330년, 콘스탄티노플의 탄생입니다. 다만 콘스탄티누스 당시에는 '노바 로마'로 불렀다고 합니다. 콘스탄티노플의 재건과 천도가 것이 정치적, 도..
2014.05.14 -
예루살렘의 시초, 모리아산 _ 이스라엘 예루살렘
예루살렘은 여러모로 특별한 위치에 있습니다. 종교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3대 종교 중 두 종교의 성지로 자리하기 때문입니다(기독교와 이슬람교). 또한 세계에서 가장 많은 논란을 낳고 있는 국가의 옛 수도이기도 합니다. 우선 이스라엘-유대인의 종교인 유대교의 성지로 알려진 곳입니다. 그리고 기독교의 근본인 예수가 활동했던 곳입니다. 마지막으로 이슬람교의 창시자 무함마드가 제1성지로 생각하고 (지금은 그 지위를 메카가 가져갔지만) 이곳을 향해 경배했었으며, 지금도 이슬람 3대 성지로 추앙하는 곳입니다(현재는 메카-메디나 다음인 제3성지로 이해합니다). 애증의 예루살렘. 시간은 지났지만 그곳은 여러모로 여전하다. 1. 그 분의 시선이 머무는 땅 _ 모리아산무구한 역사 가운데 예루살렘이 유대교와 기독교..
2014.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