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산 바위글씨 ② 제일동천第一洞天 _ 서울 도봉

2014. 4. 25. 23:10익숙함과 거리감/한국韓國

공식적인 북한산국립공원 도봉산지구 입구와 주 등산로는 산악박물관과 광륜사를 사이를 지나 능선을 따라 가는 길입니다. 산악박물관과 광륜사가 옛 서원마을의 터였겠구요. 지금은 산악박물관 뒤쪽의 계곡으로 남아있지만, 그 계곡에는 숨겨져있는 바위글씨의 흔적들이 지금도 남아있습니다. 옛 묵객들이 절경으로 손꼽았던 '하늘 아래 최고의 계곡(경치)', 제일동천第一洞天입니다. 동천洞天은 절경의 입구를 의미한다고 하니, 제일第一이라는 칭호를 받은 이 곳은 어떤 곳일지 궁금합니다. 



계곡과 폭포를 지나 만날 수 있는 제일동천 바위글씨



이 표지석을 지나 만날 수 있는 광경은 꽤나 아름답습니다. 아래로는 폭포가 있고, 위로는 개울과 굴이 있는 곳, 계곡을 지나던 묵객들이 심신을 수양하며, 생각에 잠길 만한 곳이 이 곳입니다. 다음에 연단굴, 만장대 글씨를 소개하면서 이야기하겠습니다.



제일동천이 새겨진 바위 사면에 새겨진 7언절구



제일동천 바위글씨 옆에는 이 곳을 설명하는 7언절구가 새겨져있습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烟霞籠處洞門開  연하롱처동문개 _ 연기와 노을이 가득 쌓인 곳에 동문이 열리니
地向雲山物外闢  지향운산물외벽 _ 그 곳이 구름 낀 산을 향하여 속세를 떠난 경지이고
萬丈峰高丹窟深  만장봉고단굴심 _ 만장봉은 높은 곳에 연단굴은 깊으니
化翁?秘巖泉石  화옹간비암천석 _ 조화옹(조물주)이 아껴서 감춘 아름다운 바위와 맑은 샘물과 기이한 돌일세
丁丑九月道峰樵?  정축구월도봉초수 _ 정축년 구월 도봉산 나무꾼



계곡과 폭포를 지나 만날 수 있는 제일동천 바위글씨



제일동천이라는 글씨 옆에는 작게 이런 글귀가 적혀있습니다.
洞中卽仙境  동중즉선경 _ 동(이곳)은 곧 선경이요
洞口是桃源  동구시도원 _ 동 입구는 바로 무릉도원이다



계곡과 폭포를 지나 만날 수 있는 제일동천 바위글씨



큰 바위의 양쪽 사면에 적혀있는 제일동천과 7언절구입니다. 국립공원생태탐방연수원 - 산악박물관이라는 큰 장벽(?) 덕택에 여기까지 들어오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도 항목이 있기에 찾아가기는 해야겠고... 도봉동문 글씨부터 물살을 헤치고 올라가다가 만난 곳이 필동암, 용주담이 새겨진 바위와 폭포였습니다. 제일동천은 계곡 옆, 위에 있는 오솔길을 따라가야 만날 수 있는 것이었구요. 나중에 알고보니 산악박물관 때문에 겁먹고 그럴 필요까지는 없었는데, 아무튼 신경쓰여서 쉽게 범접할 수 없었습니다(가을쯤에는 제 집 드나들듯 왕래했습니다만;;;).



 

GPS 좌표 : 37.687230, 127.034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