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믿음

2010. 12. 20. 01:10in Jesus/신앙고백

 여기저기 다니다보면. 특히 요즘과 같은 겨울이 되면 가장 꼴불견으로 여겨지는 것이 커플들의 애정행각입니다. 날이 추울 수록 외로운 분들의 눈을 시리게하고, 보수적인 분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그분들의 애정행각을... 저도 가끔 애정행각을 범하곤 하니 뭐라 할말은 없군요.;; 아무튼 사랑이란 것을 모두 다 표현할 수는 없지만 커플들의 이러한 사랑, 일반적으로 남녀의 애정을 우리는 '사랑'이라고 합니다. 지금하는 이야기는 '커플'의 사랑에 기댄 이야기입니다.
 
 남녀간의 사랑은 애정에서 시작해서 '정', 친근감으로 이어지는 모든 사랑의 총집편과 같다고 봅니다. 그래서 '사랑해보지 않은 사람은 인생을 다 살지 못한 것과 같다'고 말하나봅니다(그저 머리 굴려서 하는 사랑은 사랑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좋은' 사랑을 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수많은 난관을 맞딱뜨립니다. 서로간의 감정이 상하고 믿음에 의심이 생기고 사랑에 균열을 느낍니다. 마음이 상하고, 깊이 의지한 것에 비례해서 깊이 상처받습니다. 어떤 현상에 있어서 남녀간의 현상 해석은 다릅니다.제가 지난 번에 올렸던 여자친구에 대한 사과(시간이 가고 지나는 것들)도 이와 비슷합니다. 남자는 보통 이성적인 '믿음'을 강조하지만, 여자는 감성적인 '사랑'에 기초합니다. 이 둘은 비슷한듯한데 뭐가 다른 걸까요?

 

얼굴가리는 건 참으로 어렵군요;;; 꼴불견인가요? ^^; 아. 누군가 셀카를 찍는다고 찍었는데 초점이 저기로;;;

 
 
 이런 조크가 있습니다. 여자친구가 남자친구한테 전화를 걸었습니다. 어제만해도 멀쩡했던 차가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나 당장 나가야 한다. 어떡하면 좋으냐. 는 내용에서 시작합니다. 남자는 답해주죠. 라이트를 켜봐라. 여자는 해보고 안된다고 투정을 부립니다. 남자는 그러면 어떤 것이 문제다. 그걸 교체할 수 없느냐 묻습니다. 여자는 그거 교체하는게 중요한 것이냐 내가 발이 묶여 고생하고 있는데... 라고 말하며 사랑이 식었다고 말하죠. 남자는 답답합니다. 전화는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촛점을 맞추고 시작했는데 어느새 사랑이 식었네 어쩌네로 넘어갔습니다.
 
 비유가 적절할지 모르지만 이게 남자와 여자의 차이이고, 믿음과 사랑의 차이라고 봅니다. 카페에서 서로 껴안고 애정행각을 벌이는 커플의 경우, 다른 것이 눈에 들어올까요? 서로에게만 모든 신경이 쓰이는 상황에 주변의 것들에서는 포커스가 나가있겠죠. 마치 '접사' 상황에서 모든 초점이 눈 앞의 피사체에 맞춰져있고, 배경은 흐려져 있는 것과 같을 겁니다. 사진에 비유하자면 배경흐림이 잔뜩 들어간 상태일겁니다. 그에 비해 믿음은 조금쯤은 냉정합니다. 주변과 나의 상황을 고려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하는 마음을 갖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사진으로 비유하자면 '팬포커스'라 불리는 상태겠죠. 이성적인 사람의 경우 사랑은 맹목적일 수 있고, 보다 감성을 추구하는 분들께 믿음은 너무 차가울 수 있습니다. 서로가 지향하는 바가 다르죠.
 
 눈 앞에 보이는 것이 다르므로, 행동하는 바도 다릅니다. 사랑은 용감하다고 하죠. 어머니의 사랑은 그래서 위대하고, 커플의 사랑은 그래서 꼴불견일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커플들은 서로의 마음을 모르고 서로에게 기대하던 것들을 접고 헤어지기도하는 모양입니다.
 
 그러므로 믿음, 소망, 사랑, 이 세가지는 언제까지나 남아있을 것인데 이 가운데 가장 위대한 것은 사랑입니다. (고전 13 : 13)
 
 사실 어렸을 때 부터 교회를 다녔던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교회에 다닌 사람이라면 저 말씀은 너무나 익숙한 구절일 겁니다. 다섯살때부터 교회를 다닌 저도 마찬가지죠. 그런데 너무나 익숙해서 오히려 이해할 수 없었던 말씀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믿음에는 무조건적으로 올인하는 속성이 없습니다. 손익 계산서가 머릿 속에 그려져 있는 상태에서 객관적으로 시작하죠. 하지만 사랑은 알면서도 속아주고, 부족해도 감싸주고,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욱 가치있게 여깁니다.
 우린 '믿을 수 없다!'는 말로 많은 상처를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믿을 수 없음에도 품어주는 것은 사랑입니다. 이성적으로 어떤 구분을 내리고, 분류할 수 없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놀라움을 안겨주는 것이 사랑입니다. 하나님을 '사랑'이라고 했나요, 그것은 인간이 보일 수 있는 어떤 위대함보다 더욱 큰 것을 가진 분이 하나님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을 믿고 따르는 사람은 '사랑'해야 합니다. 물론 이 사랑을 핑계로 카사노바는 되면 안되겠죠... ^^;
 
 
 
 우린 하나님을 '믿지'만, 하나님은 우릴 '사랑'하십니다. 그 사랑을 얼마나 닮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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