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다하르 : 아프가니스탄의 불상은 파괴된 것이 아니라 치욕스러운 나머지 무너져 버린 것이다

2009. 12. 18. 01:49보고듣고읽고-/冊冊冊

 


 

 잊혀져버린 땅 아프가니스탄. 아시아의 정중앙에 위치했지만, 그 중요도가 너무나 높지만, 그렇기 때문에 열강의 표적이 되어 세계 최빈국의, 가장 치안이 불안한 나라의 지위를 가진 20-21세기의 희생양입니다. 아프가니스탄은 험준한 지형의 영향이 크다고 보이는 보수성을 특징으로하는 국민성을 보입니다, 그래서 20세기 초반 세계와 시대의 흐름을 거부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정학적으로 너무나 중요하기에 냉전시기 열강의 대리 전쟁터로 다시 주목을 받습니다. 냉전체제 종식 때까지 지속된 전쟁은 후유증을 남긴채 그들의 기억들에 생생하게 남았을 겁니다. 하지만 이 땅과 백성은 전쟁과 함께 주 수입원이 되었던 마약으로 인해 이전보다 더 치열하지만, 더 보이지 않는 열강의 이권 다툼에 휘말립니다. 다시 일어난 내전으로 인해 아프가니스탄은 진정으로 이 땅을 사랑하는 사람을, 이 땅에 터전을 두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잃어버리고 나라로서의 주체성까지 잃어버리게 됩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슬람 원리주의를 주장하는 테러리스트의 근거지로 낙인찍혀 2001년 부터 미국 부시 정권에 의해 유린당하는 처지에 놓입니다.
 
 이란인으로서 아프가니스탄의 현실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고 있는 모흐센 마흐말바프 감독의 생각이 담긴 얇은 책. 하지만 담고 있는 주제는 결코 얇지 않은 책이 '칸다하르 : 아프가니스탄의 불상은 파괴된 것이 아니라 치욕스러운 나머지 무너져 버린 것이다' 입니다. 비록 아프가니스탄을 가보지는 못했지만(2007년에 다녀올 수 있었는데 말이죠), 알고 본 것이 기껏 해봐야 '연을 쫓는 아이(The Kite Runner)', '학교 가는 길(Buda as sharm foru rikht / Buddha Collapsed Out of Shame)' 정도 뿐이지만,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마음은 단순한 동정심에 의한 관심일까요. 아니면 제 안에 있는 어떤 부담감일까요. 호기심일까요.
 
 '아프가니스탄의 불상은 파괴된 것이 아니라 치욕스러운 나머지 무너져 버린 것이다'라는 표현은 마흐말바프 감독이 국제사회에서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의 상황을 빗댄 것입니다. 근래들어 한국군의 아프가니스탄에 재파병 이야기가 나오지만, 2007년에 탈레반에 의한 한국인 납치사건이 있었지만, 그 이전부터 지금까지 아프가니스탄은 어느 누구의 관심 - 진정한 관심, 혹은 진정한 이해 - 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런 이유는 특출난 자원이, 뛰어난 인력이 있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이에 대해 본인은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아 정확하지 않습니다) 온 세계의 특히 열강의 치부가 가장 극명하게 충돌한 곳이 아프가니스탄이기 때문입니다. 자기 나라의 땅은 소중하고, 자기 나라의 백성은 귀중하겠지만, 그 외에는 '국익'이라는 이름으로 혹은 '국가적 위상'이란 이름으로 유린당해도, 더럽혀져도 무관심한 정치란 괴물이 무섭습니다. 그리고 그렇기에 아프가니스탄에 대해서 더욱 눈을 돌리면 안된다고 봅니다. 역사는 냉정한 관찰없이는 다시 반복되기 십상입니다.
 
 

 ps. 전쟁에 관해서 어떤 '반전反戰'구호나 파병반대를 외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얼마나 깊은 고민과 국민적 공감을 가지고 전쟁에 임하느냐를 묻는 것입니다. 2003년 이라크전 파병에 대해서는 찬성했었던 이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만큼 실리를 유지하며 실제적인 도움을 줘 왔던 우리 국군의 파병 선례(베트남전은... 글쎄...)들에 대해서 어떤 반박을 할 수 있을까요. '힘'없는 주장은 그저 꿈일 뿐입니다. 다만 전쟁은 줄어들어야 하고, 없어야 한다는데에는 두말할 여지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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