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2 : 굳건한 신뢰

2009. 12. 12. 03:30보고듣고읽고-/冊冊冊

 


 

 어떤 그림을 올릴까 고민했습니다. 과연 어떤 그림이 현재진행형인지, 과거인지. 어쩌면 그에 따른 미래일지 모를 이야기를 한 번에 표현 할 수 있을까요.
 늘 그렇지만 성장드라마는 재미습니다. 억지가 아니라면... 억지여도 재미있는 경우가 많죠. 또 만화를 볼 때 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만화를 보는 제가 변했다는 것에 스스로 놀랍니다. 어렸을때 보았던, 그리고 그때 느꼈던 느낌이 아니라, 뭔가 새롭게 올라오는 느낌을 잡아낼 수 있다고나 할까요. 그러면서도 변함없이 재미있고 설레고, 궁금한 마음이 들게하는 것은 '이야기'만이 가지고 있는 능력일까요.
 
 H2...
 스포츠가 갖는 설레임과 성장이 갖는 설레임, 첫사랑의 설레임. 그것의 집합으로 읽혔던 때는 고3때였나 싶습니다. 그런데 어느새 8년이나 지나버린 오늘에는 '지나버린 이야기'가 갖는 아련함의 힘으로 읽힙니다. 과하지 않은 연출, 단조로운 그림, 알듯말듯 꼴랑꼴랑한 어떤 간지러움은 어리기 때문에 숨기고 싶지만, 그만큼 어리기 때문에 보이고 싶은 치기와 맞물려있습니다.
 
 내 고등학교 때는 어땠더라? 하는 생각. 이렇게 치열했을까? 하는 반성. 무엇보다도 보면서 설레고, 보면서 부럽고, 보면서 부끄러운 것은 서로에 대한, 잘짜여진 이야기가 주는 '신뢰'입니다. 그 굳건한 신뢰가 주는 아련함이 보고, 또 보게 하는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무책임한듯 보이는 신뢰, 상대방의 마음을 읽어주는 신뢰. 가깝기에만 알 수 있는 신뢰. 물론, 그 신뢰가 '완벽하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지는 않지만, 만화는 최고의 결론으로 마무리 짓습니다. 왠지 어린 시절을 이렇게 살지 않는다면, 심하게 바보같이 단추를 꿰어간다는 느낌이랄까요.
 
 그리고 예전의 영화 '클래식'에 나왔던 델리스파이스 곡 '고백' 가사는 주인공 히로가 지속적으로(?)하는 말에서 시작되었다네요. 그러고 보니... 델리스파이스 곡이 이 작가 만화의 감성이랑 잘 맞는구나 싶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