死海 : 죽은바다의 비유 _ 요르단 사해

2009. 11. 17. 01:12익숙함과 거리감/중동


사해 파노라마, 동쪽 구릉(요르단)에서 서쪽(이스라엘방향)을 바라본 모습이다.


사해에서 만난 현지인들, 누가 현지인인가...;;;

이스라엘 민족은 물과 그리 친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성경에서 가장 유명한 '물'가운데 하나인 갈릴리를 수식하는 단어는 '바다'입니다. 현대의 관점에서는 결코 바다일 수 없는 호수인데 말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겪었을 홍해, 지중해, 사해 등 뿐 아니라 성전에 있는 물두멍도 '바다'라고 표현되는 것을 보면 그만큼 이스라엘 민족과 물은 그리 친하게 여겨지지 않았으리라 볼 수 있습니다(히브리어로 바다는 얌 יַם이라고 불립니다. 물이 많이 모여있는 곳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그 가운데 사해는 이스라엘 민족이 약속의 땅으로 받았던 가나안 땅의 동부에 위치합니다. 현재 레바논-시리아 간의 국경지대에 위치한 헬몬산에서 발원한 물이 모인 갈릴리(디베랴)호수, 그 호수의 주요 지류인 요르단 Jordan강 하구에 이 사해가 있어 현대 이스라엘과 요르단의 자연적인 국경을 형성합니다. 헬몬산의 해발고도는 2814m(백두산보다 높습니다), 여기서 발원한 물이 해발고도 -200m대인 갈릴리 호수에 모이고 그 물들이 해발고도 -400m대인 사해로 흘러들어갑니다.  

사해에 대한 성경의 언급은 위치나 지역에 대한 이야기들이 주종이며, 에스겔서 후반부(에스겔 47장)에 나오는 성전의 회복을 통해 생명이 살 수 없는 이 곳에 물이 흘러들어 생명이 살 수 있을 거라는 예언이 나옵니다. 

사해가 死海, 죽은바다라고 불리는 이유는 사해가 갖고 있는 특성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해양보다 400m나 낮은 이곳은 주변으로 물이 흘러나갈 수 없습 니다. 증발 외에는 물이 나갈 수 없기 때문에 이곳의 염도는 일반적인 바다보다 훨씬 높으며, 이 염도로 인해 생물들이 살 수 없는 환경을 이루게 됩니다. 성경에 염해 鹽海, 소금바다라 불리기도 하며, 주변 지역의 이름을 따 아라바 Arabah 바다라고도 불립니다. 이어져있는 갈릴리 호수의 경우 온갖 생물이 사는 곳인데 사해는 생물이 살 수 없는 환경이기 때문에 욕심많은 사람, 나눌 줄 모르는 사람을 비유할 때 쓰이기도 합니다.
 
사해의 높은 염분은 이 지역의 특징이 되어 수영을 하지 못하는 사람도 쉽게 물에 뜨게 합니다. 다만 몸에 상처가 난 사람이나 아토피가 있는 사람의 경우는 그 소금기 때문에 위험합니다. 또한 배영 자세로 떠야지 배가 땅을 향하게 입수하면 물을 먹거나 눈에 물이 들어갈 우려가 있기 때문에 위험합니다. 또한 염분에 가득한 미네랄(?)로 머드나 화장품 등이 유명합니다. 갈릴리 호수, 요르단 강의 개발, 사해의 물을 담수화해 농업용수로 쓰면서 사해의 수위는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사해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더 남쪽에 있는 (하지만 해발고도는 높은) 홍해와 사해를 잇는 운하를 계획하고도 있다고는 하는데, 사해의 염도가 낮아질 것을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고 합니다(전통적인 의미에서 사해와 홍해 사이에 있는 저지대 협곡을 위에서 언급한 '아라바'지역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