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n Button of Pentax 그리고 호환성

2010. 11. 13. 10:39물건사색/사진/이미지

 2월부터 작업해오던 것인데 이제야 글을 남긴다; 게으름게으름;;;
이전에 애플 맥북과 부트캠프에 관한 글을 쓰면서 맥과 펜탁스를 쓰는 오덕에 관한 이야기를 했었다.
이번에는 펜탁스다. 
 

  대체 사람들은 마이너에 대해 알고서 덕후, 혹은 듣보잡이라 하는 걸까요. 지난 번에 언급한 애플 맥북시리즈와 부트캠프 때도 이야기했지만, 기업은 나름의 목적을 갖고 생존해나가고, 생존하려 노력합니다. 지금 이야기 할 펜탁스의 경우도 그렇습니다. 컴퓨터 업계보다 보수적인 카메라 세계에서 지금은 인정받지는 못하는 메이커로서, 메이저 업체인 캐논과 니콘이 하지 않는 것을 하는 펜탁스의 장점인 그린 버튼 Green Button에 대한 이야기가 이 글의 주제가 되겠습니다.

 

Pentax K10D/K20D에 있는 그린버튼. 셔터 옆에 그린버튼이 있다

 

Pentax K-7/K-5에 있는 그린버튼. 엄지손가락 파지와 맞물린, 쓸모가 배가된 위치로 옮겨졌다

 

 

0. Green Button - 기준이 되는 멀티 펑션버튼 

 우선 그린 버튼이란 위의 사진에 보이는, 그것이고, 그 쓸모를 나열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재생모드에서 확대된 이미지를 작게 해줍니다. 다이얼 열심히 돌리는 것보다는 버튼 한 번 꾹 누르는 것이 낫겠죠?ㅎ
화이트 밸런스나 색감을 조정할 때 이것 저것 만지다가 기본 값으로 돌리고 싶을때도 그린버튼 한방이면 적정값으로 돌아옵니다.
노출 보정에서 아무리 높은(혹은 낮은) 값이 설정되어 있어도 그린버튼 한방이면 0으로 돌아옵니다.
④ 하이퍼 매뉴얼 : M(매뉴얼)모드에서 '어떤 렌즈든 설정된 값에 맞게' 자동으로 측광해 줍니다. 자동렌즈의 경우에는 프로그램 라인, TV shift, AV shift 를 설정할 수 있는데, 수동렌즈의 경우는 조리개 값에 맞춰 심도미리보기를 통해 셔터스피드를 조정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제가 제일 많이 씁니다. 자랑자랑). 이번 호환성이야기와 맞물려 주제가 될 기능입니다.
⑤ 하이퍼 프로그램 : 투다이얼 기종에서 P모드시에도 전면 다이얼을 조작하면 TV모드(셔터우선)로, 후(배)면 다이얼을 조절하면 AV모드(조리개우선) 모드로 바로 설정되게끔 되어 있습니다(물론 설정에서 바꿀 수 있죠 반대로 바꾸거나 설정이 바뀌지 않게요). 이때 원하는 대로 쓰다가 그린버튼을 누르면 다시 P모드로 돌아오게하는 것이 그린 버튼입니다. 다시 말해서 P모드 하나에서 세가지 모드 - TV, AV, P 모드를 모두 쓸 수 있게 해준다는 것입니다.
 

1. 펜탁스의 호환성, 그리고 렌즈 문제

 펜탁스 유저도, 타사 유저도 인정하는 까임 중 하나가 펜탁스에는 렌즈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중고 물량이 적다'는 댓글도 늘 따라다니죠. 하지만 정말, 진짜로 그럴까요? 어떤 식으로 비교해야 할지 난감하지만, 제가 펜탁스를 쓰고 있는 결정적 이유는 펜탁스 K 마운트 최초의 렌즈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렌즈가 한 바디에 '호환' 된다는 점 때문입니다(물론 요즘 렌즈들을 옛날 바디에 쓰는 것은 무리입니다). 하지만 값싸고 성능 좋은 옛 렌즈들을 지금도 '무리없이' 쓰게 하는 회사는 펜탁스 뿐이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 니콘이나 소니도 사용은 가능합니다. 라이카는 말할 것도 없지만 만져본적도 없으니... 이들의 자신감일까요 옛날의 유산을 떠 안고 가는 것일까요. 아무튼 과거의 유산인 K마운트 모든 렌즈를 쓸 수 있다는 사실에서, 펜탁스는 렌즈 수급이 어려운 회사가 결코 아닙니다. 다만 조금 불편할 수 있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풍경이나 정적인 것을 찍는 저같은 사람에게는 나쁘지 않습니다.
 

2. 렌즈 사용성 1 - Bayonet 방식의 K 마운트

 렌즈 호환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가 필요합니다. 첫째로는 마운트가 맞아야 합니다. m42 스크류마운트 이후 지금처럼 손쉽게 돌려서 '딸깍'거리게 끼우고 빼는 베이요넷 Bayonet - 혹은 바요넷 - 방식으로 각 회사의 바디와 렌즈가 매칭되면서 이 부분은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각 회사의 마운트가 확정되고, 그에 맞는 렌즈의 해상력이 결정되는 과정에는 마운트의 모양과 크기, 플랜지 백이라 불리는 렌즈 접안부와 필름/CCD 등의 촬상면 거리가 맞아야 됩니다. 그래서 A회사 렌즈와 B회사 바디를 매칭시키기 위해서는 단순한 모양의 호환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수많은 회사들이 m42 스크류마운트를 포기하면서 독자적인 마운트를 개발한데에는 당대 업계 1위였던 펜탁스의 영향도 있었을지 모릅니다(당시 사람이 아니라서). 펜탁스가 베이요넷 방식의 마운트로 m42마운트와 완벽한 호환성을 유지하려는 목적(?)으로 플랜지백이 동일하며 m42 직경보다 조금 더 큰 K마운트를 채택, 보급했기 때문일 것입니다(어디까지나 추정...). m42의 경우는 특별한 독점적 지위가 없었지만, 베이요넷 마운트로 전향하면서 각 마운트가 그 회사만의 특허로 지정되면서 다른 회사들은 굳이 m42의 유산을 지고 갈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현재' K 마운트는 듣보잡이 되었죠?...;;
 일단 70년대에 갈라진 베이요넷 방식 마운트는 각 회사 만의 특징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몇몇 회사들은 메이저 업체의 마운트에 게런티를 지불하고 마운트 호환을 제공받았습니다(제가 펜탁스를 쓰는 이유는 첫 카메라가 리코Ricoh에서 만든 KR-5와 그 번들렌즈 때문입니다. 누누히 말하지만 ㅎ). 당대 최고였던 펜탁스의 위상(?)은 여기서 드러나는 듯합니다(호환 되는 바디와 렌즈의 종류가 다양하니까요). 니콘과 소니도 펜탁스와 같이 옛 렌즈가 지금도 여전히 맞는 메이커입니다. F 마운트로 불리는 니콘의 렌즈 마운트와 미놀타 시절 MD, 현재는 α 마운트로 불리는 소니의 경우는 마운트와 플랜지백이 일치해서 지금도 쓸 수 있습니다.  
 

3. 렌즈 사용성 2 - 바디내장형 손떨림 보정장치 SR (참조 : http://run2cross.tistory.com/72)

 렌즈 호환성을 유지하기 위한 두번째는 옛 렌즈가 현대 기술의 혜택을 맛보아야 할 것입니다(굳이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고수라면). 그 대표적인 예가 손떨방입니다. 필름이 촬상매체였던 시절에는 상상하기 힘들었겠지만, CCD 혹은 CMOS로 대표되는 이미지 센서 카메라 - 디지털 카메라로 넘어오면서 가능해진 기술입니다(렌즈 보정식은 필름 시절 부터 있었지만, 구형 렌즈에 렌즈 보정식을 기대할 수는 없겠죠?). 펜탁스와 소니(미놀타)의 경우가 센서 손떨림 보정식 바디를 만드는 회사라 옛 렌즈 또한 이 부분에서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펜탁스의 경우는 중앙에 피사체를 놓을 경우 포커스가 맞았는지 맞지 않았는지도 확인 가능한데, 이 기술 또한 손떨림 보정 유닛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손떨방 유닛과 관계된 실험 : http://www.slrclub.com/bbs/vx2.php?id=pentax_forum&no=64680)
   

4. 렌즈 사용성 3 - Green Button : 수동렌즈 측광용(하이퍼 메뉴얼) 버튼

 결정적으로 그린버튼이라는 멀티 펑션버튼의 존재로 수동렌즈를 위한 펜탁스 카메라의 사용성이 완성됩니다. SLR이라 불리는 모든 카메라들은 'TTL 개방측광'이라는 방식으로 측광(빛 측정)이 이루어진다네요(전문가가 아니라;;;). 렌즈를 유심히 보면, 바디에 마운트 되었을때와 마운트 되지 않았을 때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마운트 되지 않은 경우는 최소 개방, 마운트 된 경우 최대 개방 됩니다. 렌즈에 보면 작은 막대기(?) 같은게 툭 튀어나온 것이 보이는데 이게(임의로 A라 하죠) 조리개 개방값을 조절합니다. 일반적인 디지털 바디에서 조리개 값을 바디에서 조정하는데, 렌즈의 이 부분(A)과 바디가 만나는 부분(임의로 B라고 하죠)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측광 되는 것입니다(심도 미리보기 장치가 있는 바디에서 눈으로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옛 수동 카메라의 경우는 촬영하는 순간 B부분이 풀려서 촬영되었습니다.
 

위의 사진 세장은 렌즈 조리개 조절 장치와, 조리개 조절 장치로 변하는 조리개의 크기를,아래 사진 두장은 바디 마운트 유닛에 있는 조리개 조절장치와 내부 구동부의 모습이다.(ㅜㅜ 내 istDS2)


 

 모든 카메라(정말일겁니다)는 조리개 조절장치를 통해 기계적으로 렌즈 조리개의 값을 변환시켜주는데, 이를 뷰파인더에서 확인시켜주는 것이 '심도 미리보기'라는 것입니다. 그린버튼을 이용한 측광(하이퍼 메뉴얼)은 심도 미리보기를 통해 렌즈에 조절된 조리개 대로 조리개가 열리는(혹은 닫히는) 순간 측광을 해서 적정 노출을 잡아주는 것입니다. 그린버튼을 누르면 순간 '딸깍' 거리는데 이 소리가 조리개가 열리는 소리입니다. 심도값이 깊을 수록 '딸깍'거리는 소리가 약간 더 큰 것은 기분탓일까요. ㅎㅎ

 - 펜탁스에도 그린 버튼이 없는 디지털 바디가 있습니다. 제가 싼 맛에 썼던 istDS2의 경우에는 그린버튼이 없었는데 이와같이 istD 시리즈에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린버튼과 동일한 기능을 하도록 AE-L 버튼을 설정해 줄 수 있으니 안심. ^^, 옛 필름 자동바디에도 그린버튼이 있었다는데 저는 써본 적이 없어서; ㅎ
 

5. 수동렌즈 사용 방법 (참조 :  http://www.slrclub.com/bbs/vx2.php?id=pentax_forum&page=1&divpage=48&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82328)

 수동렌즈의 사용성은 다양합니다. 제가 쓴 글과 위 참조 링크를 이해했다면, 초심자라도 조금만 숙달하면 수동렌즈를 쓰는데 지장이 없을 것입니다(사실 제 글은 그닥 필요가 없죠. 메커니즘에 관한 거니까요 ㅜ). 위 참조 링크에 자세히 나와있는 것들을 잘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6. 니콘과 소니 바디에 F마운트, MD마운트 렌즈 사용하기 

 이 부분은 자료를 찾아봐도 찾기가 힘들어서 그만뒀습니다. 제가 갑부라면 중고를 사서 실험해 보겠지만;;; 아무튼 펜탁스의 그린버튼에 해당하는 매커니즘이 없어서 그런 듯도 하고, 이들은 렌즈에 대해 갈급하지 않아서 그런 듯도 합니다(후자가 진실이라면 슬픈 일입니다. 부럽기도하고 ㅜ).
 하지만 니콘의 경우는 마운트가 맞지만 바디 보정식 손떨방이 지원되지 않아서 사용성이 떨어지고, 측광이 지원되는 기종이 있고 안되는 기종이 있다고 합니다. 집에 있는 녀석들이 D40, D50이라 확인해 볼 수도 없고... 니콘코리아가 요즘 유저들의 속을 긁고 있지만 그래도 잘 나왔다는 D7000을 써보고 평가해야 할 듯 싶네요.
 소니의 경우는 미놀타와 연결성을 아는 이가 드물어서 그런지 디지털 바디 - 수동렌즈 매칭을 찾기 힘듭니다. 그리고 칼짜이즈를 제외하고 소니 이름으로 나온 렌즈보다 바디가 더 많은 가분수 메이커라;;; 돈 많은 메이커라 그런지 도전 정신이 넘치는데, 그 기세로 렌즈 좀 찍어주고 유저들의 한을 풀어주길 바랍니다... ㅎ

 

 서두에 언급한 이야기 - 기업의 철학을 이야기하면서 단점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했습니다. 오덕, 덕후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가며 살짝 억하심정으로 이야기 한것은 그만큼 잘 알려고 노력하지 않고, 혹은 써보지도 않고 단점만 끄집에내는 것에 대한 불만 내지는 안타까움을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어느 상품에나 객관적인 단점은 있습니다 - 기업의 전쟁은 단점을 파고들고 장점을 개발하는 것에 있겠죠. 단점이라 표현하기에 애매한 상대적인 쳐짐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쓴소리에 무감한 것은 결코 좋지 않습니다. 쓴소리를 듣고 그것을 개선하는 것이 상품의 질을 더 좋게 할 것이고, 그래서 소비자로 하여금 상품을 쓰게끔 하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발전적인 것이 되어야지 단순한 트집이 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비판과 트집, 비방을 동의어로 쓰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세상이라 툴툴거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