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환성에 대하여 ② 이미지 센서의 규격

2014. 5. 19. 15:14물건사색/하드웨어 플랫폼

호환성은 표준화 수준에 따라 달라집니다. 기술의 한계와 제품의 수준에 따라 다양한 표준이 생기는 것이 당연할테죠. 그런데 표준에도 여러 문제가 있게 마련입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카메라 센서 크기를 설명하는 용어가 제각각이라는 겁니다. 스펙을 볼 줄 아는 사람들이야 용어를 보면 '아 이렇겠구나' 알지만, 저도 오랫동안 이게 뭔 말이야...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합니다. 때문에 저처럼 헤매시지 말라고, 센서크기를 정리해보겠습니다.


전세계의 기차 차폭이 로마시대 전차 폭에서 비롯되었다는 얘기를 들어보셨는지요. 흔히들 풀프레임 Full Frame이라고 불리는 카메라 센서는 전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쓰였던 필름 카메라의 35㎜ 포맷(135포맷이라고도 얘기합니다. 이 이야기는 나중에;;;)과 동일한 크기의 그것을 말합니다. 필름 시대의 기준이 디지털 시대에도 유효하다는 것입니다(때문에 뜬금없는 기차 차폭 얘기를...). 그런데 35㎜ 포맷은 필름 시대에 소형 카메라라고 여겨졌었습니다(보다 더 큰 녀석들 - 중형, 대형 포맷이 존재하죠. 촬상면(필름면, 센서면)의 크기가 주는 유익함은 나중에 설명하는 걸로 하고, 디지털 시대의 센서들로 넘어가겠습니다).

필름 시대에도 표준화 되기 전에는 다양한 크기의 필름이 있었지만, 약 130년의 역사동안 위에서 언급한 소형-중형-대형으로 단순화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에 맞게 시스템 - 바디, 렌즈 등이 개발되었죠. 이것이 디지털로 넘어오면서 상당히 다양하게 분화됩니다. 일단 필름 시대에도 존재했던 카메라의 크기에 맞게 카메라를 만들려다보니 들어가는 부속이 많아지고(하다못해 배터리, 메모리 카드가 들어가죠), 때문에 센서가 작아지게 되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습니다. 요즘에야 리얼 35㎜ 포맷 사이즈의 센서가 똑딱이 수준 크기의 카메라에 들어갑니다만 초창기에는 그러기 쉽지 않았겠죠. 소형 센서는 이러한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이런 소형 센서의 사이즈 들은 인치 inch를 기준으로 불립니다.


1인치 센서, 2/3인치 센서, 1/1.7인치 센서, 1/2.33인치 센서. 이 중에 두번째로 큰 센서와 두번째로 작은 센서는 뭘까요? 풀프레임 센서와 1인치 센서 중에 어떤 것이 클까요? 이것들을 밀리미터 ㎜, 인치 inch, 배율로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이거 하려고 위에 썰을 길게~). 다만 35 포맷을 기준으로 그 이하만 살펴보겠습니다.


 
이미지 센서크기를 비교한 이미지입니다. FF, APS-C. Four-third 등
다양한 포맷의 센서 크기를 비교한 그림입니다.



① 35mm 포맷 / Full Frame / 36㎜x24㎜ / 43.3㎜ / 2.7인치 / 864㎟
위 용어가 몽땅 같은 센서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ㅠㅠ 35㎜ 포맷이란 필름 시대의 용어인데, 크랭크에 걸리는 면까지 포함해서 폭이 35㎜인 것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그냥 이대로 디지털로 넘어오면 좋겠지만... 이른바 '수율'문제 때문에 센서 가격이 상당히 비싸서 상용화 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반도체 기술이 발전하면서 수율 문제가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소형 센서에 비해 '매우 비쌉'니다. 필름 시대의 렌즈 화각을 제대로 쓸 수 있다해서 Full Frame이라 불립니다만 엄밀히 말하면 35㎜ 포맷(시스템) 렌즈 뿐 아니라 자기 시스템 - 중형, 대형(?) - 의 화각을 제대로 쓰게 하는 모든 센서가 Full Frame입니다. 하지만 압도적으로 많은 소형 카메라 - 35㎜ 포맷 때문에 그냥 '풀프(이하 FF)'라고 하면 이 녀석을 말합니다. 센서의 가로는 36㎜. 세로는 24㎜ 이며, 보시다시피 가로세로비율(이하 종횡비)이 3:2입니다(이 비율 문제도 사진에 있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대각선의 길이는 43㎜, 인치로 환산하면 대략 2.62인치에 해당합니다. 대각선 길이는 렌즈 화각 계산에 중요하기 때문에 기억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센서의 표준 렌즈는 대각선 길이에 가까운 45㎜-55㎜ 영역의 렌즈들입니다.

② APS-C 포맷 / 크롭 센서 / 24㎜x16㎜ / 28.8㎜ / 1.8인치 / 384㎟
보통 (1.5배)크롭 센서라 불리는 녀석입니다. 카메라를 말할 때 크롭 바디라고 하는 것이 이 센서가 심겨져 있는 것을 의미하구요. 보시다시피 오리지널 35㎜ 포맷에 비해 가로, 세로, 대각선 모두 1.5배 작습니다(면적은 2.25배). 그래서 렌즈의 화각을 계산할 때 1.5를 곱해 계산합니다. (ex_APS-C 바디에 50㎜렌즈 → 화각 75㎜) 판형이 작기 때문에 빛을 받아들이는 면적(수광 면적)도 배경 흐림도, 노이즈도 손해를 봅니다. 하지만 소형화가 가능하며,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카메라를 구할 수 있고, 면적대비 동일한 화소 집적도를 가진 FF 카메라보다 2.25배 빠른 데이터 처리, 망원 효과, 미러쇼크 감소 등의 효과 등이 있습니다. 데이터 처리 부분은 어디까지나 동일한 화소 집적도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 때문에 니콘 FF기종은 크롭모드를 내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센서의 표준 렌즈는 28㎜-35㎜ 영역의 렌즈들입니다. FF 센서의 비싼 수율을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진 포맷(?)이라 종횡비가 3:2입니다. 캐논은 이런 APS-C포맷을 약간 변태스럽게 변형 개조했는데, 하나는 APS-H라 불리는 1.2 크롭 센서(28.7㎜x19㎜)와 그냥 APS-C란 용어를 혼용하는 1.6 크롭 센서(22.2㎜x14.8㎜)을 두고 있습니다. APS-H 센서는 일명 변태 크롭이라 불리며, 캐논의 1D급 바디와 라이카 m8, m8.2에 쓰였었는데 그 변태성이 문제가 되었는지 없어지고 있습니다. 캐논은 최상위 플래그십 기종으로 1D, 1Ds를 두고 있었는데 1Dx부터 통합되었고, 라이카는 m9 이후부터 FF를 쓰고 있습니다. 1.7 크롭도 있었는데(시그마의 포베온 센서), 근래들어 1.5 크롭으로 편입되었습니다.
결론 - 1.5배와 1.6배가 살아남아있다. 2014년 현재.

③ 포서드 Four-Third 포맷 / 2배 크롭 / 17.3㎜x13㎜ / 21.6㎜ / 1.35인치 / 225㎟
올림푸스, 파나소닉에서 디지털 시대를 맞이해 야심차게 내놓은 새로운 포맷입니다. 센서 크기, 플랜지백(접안렌즈와 센서 간의 거리)을 새로 만들어 포서드 연합이라 명명해 시장에 뛰어들었는데, 정작 2배 크롭이라고 무시 당했다는 전설이 남아있습니다(본인들은 이 자체가 아예 새로운 포맷이기 때문에 이 자체가 FF라고 하지만, 무시당하고 있죠). 포-서드 Four-Third라 불리는 것 처럼, 디지털 시대에 맞춰 종횡비를 4:3으로 잡았는데, 개인적으론 흐름을 잘못 읽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포서드 센서의 경우는 센서의 특징보다는 이 시스템이 가진 전반적인 특징으로 회자됩니다. 포서드 계열은 센서 크기가 변하지 않고, 플랜지백을 짧게 하면서 '마이크로 포서드 Micro Four-Third(이하 마포)'라 불리는 새로운 시스템으로 옮겨갔는데, 이것이 최근에 유행하고 있는 미러리스 시리즈의 시작점이 됩니다. 센서가 작기 때문에, 위의 APS-C에서 드러난 문제들이 보다 도드라지지만, 극단적으로 작은(?) 렌즈교환식 카메라를 제작할 수 있기도 합니다.

④ 1인치 센서 / 13.2㎜x8.8㎜ / 15.8㎜ / 1인치 / 116.16㎟
최근에 뜨는 규격의 센서입니다. 아래 살펴볼 똑딱이용 소형 센서보다 4배 가까이 큰 촬상면이 특징입니다. 이 이야기는 크기는 기존 똑딱이급인데 화질은 훨씬 개선된 카메라가 나오게 된다는 것입니다. 소니 측에서 개발한 센서로, 이를 통해 혁신적(?)인 똑딱이 RX100시리즈가 나왔고, 니콘의 망작이라 불리는 렌즈교환식 미러리스 1시리즈가 나오고 있습니다. 삼성의 NX미니 시리즈도 이 1인치 센서를 심어놓은 카메라입니다. 사진에 대한 진지한 의문이 있는 건지 3:2 종횡비를 보이고 있습니다.

⑤ 2/3인치 센서 / 8.8㎜x6.6㎜ / 11㎜ / 2/3인치 / 58.08㎟
후지필름에서 제조하는 하이엔드급 똑딱이에 들어가는 센서입니다. 1인치 센서 카메라가 나오기 전에는 똑딱이 최강의 센서라 불렸는데 그 말도 옛 말입니다. 4:3의 종횡비를 가집니다.

⑥ 1/1.7인치 센서 / 7.52㎜x5.6㎜ / 9.33㎜ / 1/1.7인치 / 42.112㎟
후지를 제외한 다른 메이커 똑딱이 하이엔드 급에 들어가던 센서입니다. 아래 언급하는 1/2.33인치 센서는 로우레벨의 똑딱이에, 이 1/1.7인치 센서는 하이레벨의 똑딱이에 들어갑니다. 거듭 얘기하지만 최근 하이엔드 똑딱이는 저배율 줌 - 대형 센서 카메라, 고배율 줌 - 비교적 대형 센서 카메라로 나뉩니다. 불과 2-3년 전만해도 1/1.7인치 센서는 똑딱이 대비 높은 수준의 이미지를 만들어준다고 여겨졌었지만, 요즘은 대형 센서로 옮겨져가는 분위기 입니다.

⑦ 1/2.33인치 센서 / 6.2㎜x4.65㎜ / 7.75㎜ / 1/2.33인치 / 28.83㎟
소형화 된 디지털 똑딱이에 들어가는 센서입니다. 이 센서에 사진이 찍힌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입니다. 기술의 발전이란... ㅎㅎ 펜탁스의 Q마운트 계열 미러리스 카메라가 처음에 1/2.33인치 센서를 썼다가 1/1.7인치 센서로 옮겨갔는데, 이 때문에 '센서리스' 카메라라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센서들의 물리적인 크기를 비교한 도표입니다. 대각선 비율(FF대비)라고 써있는 칸의
숫자를 곱하면 흔히들 '화각'이라고 하는 렌즈의 스펙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APS-C 센서 설명하면서 잠시 언급되었지만, 등급을 나누기 애매한 센서들도 다수 존재합니다. 1/1.8인치 센서라든지, 1/2 인치, 그것보다 작은 센서 등... 하지만 현재 전반적인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서 쓰이는 센서는 위에서 언급한 일곱가지 종류를 넘어서지 않습니다. 휴대전화용 카메라의 경우는 1/2.33인치 센서보다도 작은 센서를 쓰는 것이 보통인데 때문에 똑딱이보다도 사진의 상태가 좋지 않은 겁니다. 카메라를 고르는 기준 가운데, '화소'라는 것이 있지만, 실상 화소보다 화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이 센서 크기인거죠(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면적대비 화소의 양입니다만. 일종의 픽셀피치라고도 할 수 있겠죠). 기술이 발달하면서 큰 크기의 센서를 보다 작은 바디에 집어 넣기도 하고, 센서 자체의 성능을 업그레이드하기도 합니다. 때문에 단순비교가 의미가 없어져갑니다만, 이쪽 세계에는 이런 명언이 있습니다.
'판형이 깡패다'라죠.



* 이를 통해 렌즈의 배율을 계산 할 수도 있습니다. 1/2.33인치 센서를 쓰는데 FF대비 50㎜의 화각을 보여준다면 거기에 달려있는 렌즈는 50 ÷ 5.6 = 8.9㎜ 렌즈인 것입니다. 렌즈의 화각에 대해서는 다음에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