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를 위한 복지?

2011. 1. 24. 01:04in Teamplay/세상의 힘에 관해

 2011년 연초, 정계의 키워드는 '복지'입니다. 사회가 어떻게 굴러가든, 해외에선 어떤 일이 일어나든 상관없이 복지를 놓고 포퓰리즘을 조장하는 것은 그만큼의 파급력이 있기 때문이겠죠. 정치는 표를 먹고 삽니다.

 특히 최대 관심사는 진보계열에서 들고나온 '무상급식'입니다. 곽노현 교육감을 필두로 진보계열에서 공통으로 주장한 공약가운데 가장 관심을 받는 공약이었죠. 돈이 드는 문제, '세금'이 투입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상급식'을 받는 대상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의 관심사와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엄청난 파급력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서울시장님의 위엄

 

서울시민님의 아이디어




 이 부분에서 첨예한 대립을 이루는 부분은 예산을 어떻게 확충하느냐의 문제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무려 광고 - 그것도 메이져 신문사를 동원해 광고를 했다는군요. 신문을 안봐서리... 그리고 그에 맞서 (이런시대에 어떤 봉변을 당하려고) 용기있는 서울시민 한 분이 패러디를 했습니다. 기술이 보편화되면서 고급 기술(?)은 거액을 동원하지 않고도 깔끔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군요. ㅎ
 
 얼마만큼의 예산이 들어가든, 어떤 방법으로 급식이 이루어지든... 사실 저도 잘 모릅니다. ㅜ 그런데 그런 생각은 해봅니다. 제가 초등학생때는 분명 없었지만, 바로 전 세대 때만해도 학교에서 이런 것을 조사했었답니다. 집에 TV나 냉장고 등등의 가전제품을 보유하고 있는지 아닌지, 아버지 어머니의 학력은 어떻게 되는지. 그것도 공개적으로 했다고 하죠? 이런 식일겁니다. 언젠가 영상을 통해 본 적이 있는 것은 같긴한데... 선생님은 40-50명 되는 꼬꼬마 앞에 서셔서 종이 한장을 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종이에 적혀있는 것을 읽습니다. 'TV가지고 있는 집?', '냉장고 있는 집?', '자가용있는 집?', '부모님이 대학교수인 집?', '부모님이 의사인 집?' 뭐... 이런 식이죠. 아이들은 쭈삣쭈삣 혹은 당당하게 손을 들겠죠.
 오래되지 않은 패러디 중에는 이런 것도 있습니다. 신체검사 날 어떤 속옷을 입고 있느냐... 팬티가 사각이냐 삼각이냐 문제도 있겠지만(ㅎ), 얼마나 꼬질꼬질하냐 아니냐, 구멍이 났냐 안났냐 등등요. 결정적인 것은 '도시락'입니다. 반찬이 무엇이냐에 따라 선호도가 달라지던 그 시절은 저도 겪었던 기억입니다. 왠지 김치만 싸가면 이상한 그런 기분이랄까... 계란말이나 햄, 통조림 참치(이건 부모님 선호도가 다르더군요. 애들은 99% 좋아하지만)등은 금방 난도질 당하죠.
 
 
 급식에 관한 이슈는 그 급식비조차 낼 수 없을 만큼 어려운 아이들이 아직도 많이 있다에서 시작합니다. 그나마 도시락이 아니라 다행이네요(전 12년간 도시락;;;). 급식의 좋은 점은 적어도 먹는 순간에는 빈부 격차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겠죠. 식판 앞에서는 모두 평등하게 될테니까요. 친밀감 혹은 서열(ㅜㅜ)의 표시였던 반찬 쟁탈전은 없겠지만, 맘은 편할 겁니다. 하지만 이 급식을 받을 수 있느냐 없느냐, 받는다면 어떻게 받느냐가 중요한 겁니다. 적어도 '사용자'를 고려한다면 말이죠. 서울시장님이나 일부 정당과 가카께서 하시는 얘기는 우리나라가 굉장한 이상국가일 때 예산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근데 한국이 그런 이상국가이길래 사회환원을 자기 소유 재단에다가 하던가요? 요즘 애들 자기들끼리 차별하는거 장난 아니라고 하네요. 들리는 얘기로만보면 소름돋을 정돕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무상급식에 찬성합니다. '나는 돈내고 먹는데 쟤는 공짜로 먹는대' 라는 차별. 적어도 그 차별을 세금으로 없애주자는 것이 무상급식의 진정한 취지 아닙니까(물론 이걸 한다고 교내에 만연해보이는 차별, 왕따는 해결되지 않겠죠). 적어도 먹는 문제를 보편적인 복지로 환원시키면 배곪을 일 없이 학업에 신경쓸 수 있을 겁니다. 아, 적자생존 원리에 맞지 않나요?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는 아버지의 마음을 모르게 되는 한심한 행정인가요. ㅜ
 
 표도 행사할 수 있고, 이미 실현되고 있는 노인 전철무상탑승에 관한 예산 규모는 나와있지 않은채 아무런 힘이 없는 아이들에 대한 무상급식 논란은 유권자를 현혹시키려는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현 총리님은 간이 매우 크신듯. 특히 세금과 예산에 관한 노이즈 마케팅은 대체로 부정적이고 시크한 쪽이 승리를 해왔더래죠. 그래서 우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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