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tcamp for windows

2010. 2. 13. 18:30물건사색/하드웨어 플랫폼

 

오늘날 맥북을 뭔가 특별한 바운더리에 포함되게끔 이끈 요소는 무엇일까.
사람마다 이야기는 다르겠지만 나는 단연 부트캠프가 아닐까 싶다.
한 때 이런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난다.
"카메라는 펜탁스를 쓰면, 노트북은 맥을 쓰면 덕후끼가 있다던데..."
덕후란 명사가 갖는 의미에 좀 기분이 나쁘긴 했다만,
그만큼 두 메이커는 특수한 위치에 있다는 방증이겠지.
 

1. APPLE Macbook : Bootcamp for windows. But Bootcamp for APPLE
 2007년 초입. 5년 이상을 쓴 펜티엄 3 데스크탑이 돌아가지 않는 상황. 노트북을 살지 데스크탑을 업그레이드 할지 고민했던 제게는 어설픈 성능의 (값싼) 노트북은 싫었고, 대형 가전회사의 것은 폭리가 심해보였더랍니다(알면 돈이라는 이야기는 컴퓨터 관련해서 늘 하는 이야기죠). 저 가격이면 차라리 다른 것도 되는 것에 도전하겠다 싶어서 맥을 골랐습니다. 물론 중간중간 트러블이 있었지만, 제 조작상의 실수(특히 ODD가 맛이 간것은...)였을뿐, 큰 문제 없이 지금까지 잘 사용해 오고 있습니다.
 
 익숙한 것에, 유명한 것에는 그것들이 그렇게 되게끔 하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고 믿습니다. 특별히 쫄딱 망한 제품이 아니고서는 모든 제품이 그렇지만. 그리고 익숙해 질 법하고 유명해 질 법한 것들에도 그것이 그렇게 될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 정도가 얼마나 객체에게 잘 전달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대체로 그 이유는 디자인적인 특성에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평가하는 애플의 맥북(그리고 애플 제품 대부분)도 그렇습니다. 예쁜 디자인 - 제 노트북을 보면 열이면 열 예쁘다고 말합니다(그래서 안어울린다고도 말합니다;;). 그리고 그것만이 이 제품의 특징이라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실상을 써보고서 제가 느끼는 더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이 지금 이야기 할 '부트캠프'입니다.
 
 만약 당신이 한국에서 인터넷을 하는데 있어서 쇼핑몰이나 은행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다면, 맥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한국의 편리하고 친절한, 이미지 위주의 인터넷 인터페이스들을 이용하지 않는다면 맥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한글이나 오피스를 쓰지 않는다면(물론 맥 한글, 맥 오피스가 있지만), 혹은 호환할 필요가 없다면 맥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영화를 웬만한 경우에 자막없이 볼 수 있다면, 맥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중 한가지라도 마음에 걸린다면 맥은 결코 좋은 선택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용자들에게 맥에 도전해 볼 기회를 제공하고, 선택 할만한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이 부트캠프가 됩니다.
 
 아무리 맥 OSX가 뛰어나고 안정적인 OS, 편리한 OS라고 해도 윈도우를 떼어놓고 살기에는 부족한 것이 있습니다. 호환성의 문제에서 특히 그렇죠. 특히 한국의 경우는 거의 모든 작업 환경이 윈도 기반 프로그램에 기초하는 것을 본다면, 맥도 이용할 수 있고, 윈도우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브릿지가 존재한다는 것은 큰 매력 중에 하나가 됩니다. 실제로 근래 맥을 선택한 사람들이 꼽는 장점의 공통된 의견 가운데 하나는 맥OSX도, 윈도우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사실 지르고 나서는 디자인이나 다른 부분은 부차적인 문제가 됩니다. 특히 서브용으로 노트북을 구입하는 유저의 경우가 아니라면 그 비율은 더 높아지겠죠. 얼마나 활용하느냐에 달려있지 디자인은 그저 타인과의 만남(?)에서 뽀대면에서의 약간의 우위를 더할 뿐입니다.
 

2. Bootcamp의 기능 
 사실 부트캠프의 기능은 이중적입니다. 맥에서는 윈도우를 깔 수 있는 파티션을 생성해주는 역할을, 윈도우에서는 맥북의 드라이버를 잡아주는 역할을 합니다(그래서 맥에서 한번, 윈도우에서 DVD로 또 한번 실행해줘야되죠). 그리고 이것은 맥에 깔려있는 부트캠프 버전과 윈도우에서 읽어들일 부트캠프 버전이 일치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데에서 그 쓰임이 더욱 넓습니다. 
 뒤에서도 이야기 하겠지만, OSX에서 설정한 부트캠프의 버전이 1.4여도 윈도우에서는 3.0을 깔 수 있습니다(단 이전 베타버전을 애플 홈페이지에서 받을 수 있었지만, 정식 버전 이후에는 어떤 버전도 부트캠프를 구할 수 없습니다). 사실상 2.0 이상에서는 정식 버전으로 런칭되었기 때문에 애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항목에 포함되어 업데이트 됩니다(이를 모르고 1.4 버전으로 2009년까지 썼다죠;;;).

 제가 처음 맥을 접했을 때의 부트캠프는 1.4 버전이었습니다. 이것은 부트캠프의 마지막 베타버전으로 Mac OSX 10.4 타이거Tiger 이전 버전에는 이것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아마 10.5나 10.6에 있는 부트캠프를 그대로 옮길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됩니다만... 안해봤네요). 부트캠프는 OSX 버전이 10.5 - 레오파드Leopard 였을때 2.0 버전이 런칭되어 정식버전으로 올랐습니다. 제가 쓰는 OSX 10.4의 경우의 부트캠프는 베타버전만 공개되어 인터넷 상에서 다운받아야 했습니다. 처음 맥북이 왔을때가 기억납니다. 그리고 그때의 설렘과 당황스러움도...;;; 아무튼 약 3년후, OSX이 타이거에서 레오파드로, 레오파드에서 스노우레오파드Snowleopard(OSX 10.6)로 버전업 되면서 부트캠프 버전은 3.0으로 갱신되었습니다. 
 
 그런데 맥에서 부트캠프의 역할은 버전이 올라갔다고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OSX가 하나의 파티션(HFS+)에 깔려있는 환경에 윈도우용 파티션을 만들어주는 것이죠. 끊임없이 나왔던 업데이트는 모두 윈도우용 - 드라이버 업데이트입니다. 새로운 윈도우 OS가 나왔을때 호환성을 위해서, 새로운 윈도우 업데이트와 충돌될 때 해결해주는 역할로 나올 뿐입니다. 버전이 올라갈 수록 맥북 내 설치된 윈도우와의 호환성과 안정성을 높여주는 것입니다.
 

3. HFS+ 와 용량 문제에 대한 도전 - 부트캠프를 업그레이드하다 
 근래들어 여자친구가 맥북을 구입하면서, 새 버전 OSX와 부트캠프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가장 놀란 부분은 부트캠프 3.0에서는 맥이 깔려있는 HFS+ 포맷 하드를 읽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여친의 뉴 맥북에 부트캠프를 깔고 Win7을 깔고, HFS+가 읽힐때엔 경악했습니다(제거에서는 안되었었으니까요). 꼭 Win7를 깔아야겠다 마음먹게 했단 부분이 이 것입니다(당시에는 Win7이기에 HFS+가 읽힌다고 생각했다죠;;  순진하게도). 부트캠프 1.4에서 불편함 아닌 불편함이었다면 HFS+를 못 읽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곧 하드의 안정성을 고려해 파티션을 분할하느냐, 아니면 그 모든 것을 무시하고 윈도우 머신으로 맥을 사용하느냐에 달려있었습니다(맥에서는 NTFS 포맷을 완벽하게 호환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FAT32 하드에 윈도우를 깔아야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답니다). 하지만 이 문제가 뚫렸다는 것은 외장하드를 들고 다녀야 해결될 용량의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저는 며칠 전, 하루 종일 삽질하면서 Win7을 깔려 노력했지만 실패했습니다(구형이어서 64bit는 지원하지 않는다네요). 그러면서 하다못해 부트캠프라도 업그레이드하면 안정성이 올라가겠지 싶어 부트캠프를 업그레이드 했습니다. 이 부분도 OSX 10.6의 부트캠프(맥에서 실행되는 것)를 빼내려고 수소문해보았지만 찾을 수 없더란 거죠. 여자친구는 1년간 중국 유학이라 어떻게 할 도리는 없었습니다. 에라 밑져야 본전이니까 윈도우용 부트캠프(드라이버)나 시도해보자 싶어서 실행했더니 부트캠프가 업그레이드 되는 것입니다. 달라봐야 얼마나 다르겠어 싶었는데 HFS+(OSX 파티션)가 읽히는 것입니다(깜놀!과 감격 ㅜ). 쓰기는 되지 않지만 읽기가 가능합니다. OSX 파티션에 저장된 자료를 읽을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데이터를 이용하는데, 특히 영화나 음악 등을 소비하는데 유리해집니다. 1.4 이하의 베타버전을 쓴다면, 꼭 3.0 이상으로 업그레이드 하길 바랍니다. 왠지 반쪽짜리 윈도우를 쓰는 듯한 기분을 해결 할 수 있습니다.
 

4. APPLE 사의 복안
 플랫폼 측면, 그리고 기업 전략적 측면에서 표면적으로 부트캠프는 윈도우를 구동하기 위해 애플에서 고안했지만, 그 이상의 복안을 두고 만들어진 것이라 보여집니다. 그간 보여온 '종합 미디어 회사' 애플의 혁신적인 이미지를 가릴 수도 있는 맥킨토시 컴퓨터의 고루함과 폐쇄성을 해소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맥을 선택하도록 한 결정적인 요소가 되는 것입니다. 같은 가격이면 이런 것도 저런 것도 이용해 보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입니다. 또한 예전부터 쌓여온 맥킨토시의 '전문가'라는 이미지를 만족시키며 '난 뭔가 다르다'는 심리도 충족할 수 있습니다. 껍데기를 보고서 내용을 살피지 않는 사람들 참 많죠(제가 맥북을 가지고 윈도우 쓰고 있어도 사람들은 잘 모릅니다). 같은 카테고리에 존재하는 제품들은 세상에 많습니다. 특히 수동적인 2인자로 시장에 끌려다니는 제품들, 메이커들은 상당히 많습니다. 1인자 또한 노력하지 않는 것이 아니니까요. 그런 면에서 부트캠프는 1인자를 뛰어넘기위한, 적어도 1인자와 다른 포지션의, 다른 아우라를 풍길 수 있는 결정적인 요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두가지 상반된 OS를 공유하는 컴퓨터를 제공하는 것은 애플 자신들과 소비자 간의 윈윈을 도모합니다. 앞으로도 맥 OS시리즈가 계속되는한 부트캠프도 계속 될 것입니다. 묘한 의미에서의 호환을 애플의 방식으로 구현해 낸 것이 놀랍습니다.
 
 

결정적으로 제가 맥북을 샀을 당시에는 가격대비 성능 면에서 맥북이 제일 좋았습니다. 아무도 안 믿지만.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