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안티 i시리즈 전략과 기업의 아우라

2010. 11. 27. 02:20물건사색/하드웨어 플랫폼

 요즘 애플 아이패드의 출시가 다가오면서 많은 매체에서, 얼리어답터를 통해서 삼성 갤럭시탭과의 비교, 분석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반년 전 쯤 아이폰 4와 갤럭시 S의 경쟁구도와 같이 말이죠. 혹시나 1년 전 쯤에 아이패드가 나왔었다면 한국에서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을지 모르겠습니다. 당시의 애플은 그저 디자인 좋은 비싼 제품을 파는 회사였으니까요(이런 인식은 지금도 완전히 바뀌지 않은듯합니다). 하지만 한국에 아이폰이 도입되고 애플의 제품들로 인해 너무도 변해버린 하드웨어 플랫폼 시장은 언제쯤 아이패드가 출시될지, 해외에서는 얼마나 팔렸는지 주목하며 그 동향과 전망을 내어놓는데 많은 지면을 할애해왔습니다.
 어쨌든 결과론적으로, 반년이 지난 지금 아이패드는 '애플이 또다시 새로운 영역의 하드웨어 플랫폼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얻어내면서 다른 회사들도 이른바 태블릿 PC라고 불리는 영역에 도전하게 됩니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 때와 유사한 전략으로 갤럭시탭의 개발을 발표하고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현재 갤럭시탭은 한국에서는 5000대 가량, 전세계적으로 70만대 가량 판매되었다고 합니다(http://www.etnews.co.kr/news/detail.html?id=201011260013). 
 

http://www.sync-blog.com/sync/2010/11/samsung-galaxy-tab-vs-apple-ipad-battle-of-the-tablets.html

갤럭시탭과 아이패드


 

1. 안티 iPhone 전략
 조금 자극적인 제목을 뽑았네요. 이 외에는 그닥 적절한 표현이 없어서;;; 
 일단 첫 아이폰 한국출시, 아이폰 4 발표(및 한국 발표), 아이패드 한국출시의 세 시점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2009년 11-12월 : 애플 아이폰3Gs vs 삼성 옴니아 2(사실 이게 옴니아인지 뭔지도 잘 기억못하겠다는...)
② 2010년 5-9월 : 애플 아이폰4 vs 삼성 갤럭시S
③ 2010년 11-12월 : 애플 아이패드 vs 삼성 갤럭시탭
 
 이 세 시점의 공통점은 늘 애플 대 삼성의 구도로 마케팅이 진행되어왔었다는 것입니다. 기술의 한국, IT강국 코리아에서 애플에 밀리는 것이 썩 좋지만은 않았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대항마는 한국 최고의 기술을 갖췄다고 자부하는, 세계 제일이라고 자부하는 삼성이 되는 것일수도 있죠. 삼성도 자신감있게 이 도전에 응합니다. 세번 모두 i 시리즈에 대응하는 제품을 갖추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작년부터 지금까지의 삼성의 갤럭시(옴니아) 시리즈를 위한 대 언론 마케팅 전략을 보면 대체로 이런 감이 있습니다. (모든 기사를 일일히 분석할 여유도 정신도 없어 공신력은 제로입니다. 그냥 체감상) 거의 9 : 1의 비율로 제품자체의 장점을 소개하는 것보다는 이미 나와있는 제품 - 그것이 늘 애플 제품이어서 문제가 되네요 - 과 비교하는 모양새를 띕니다. 첫번째로는 애플의 아이폰 보다 cpu가 빠르다, 배터리가 교환된다, sd카드로 용량이 확장된다... 등의 부분적인 우위(국지전이라고 하나요)를 내세웁니다. 두번째로는 AS문제를 두고 걸고 넘어집니다(이건 한국 정서에 맞는 삼성의 우위, 그리고 잘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니 바람직할 수 있습니다. 너무 내세워서 꼴사나운거지). 결정적으로 아무 매체나, 언제든지 잊을만한때 기사나 광고가 나갑니다. 전혀 관계없는 매체, 관계없는 섹션에서도 무조건 '삼성 짱'식으로 나가니 반감을 살 수 밖에 없습니다. 안그래도 정치,경제,언론등 사회 전반에 뒷돈 대는 삼성이라는 이미지, 스폰서 챙겨주는 이미지가 강한데 언론에는 어떻겠느냐는 심리적인 반응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현재의 아이패드 vs 갤럭시탭의 경우도 동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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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니아2와 아이폰3Gs


 

2. 마케팅과 이미지
 그런데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지금의 갤럭시탭 홍보를 위한 '안티 아이패드' 전략은 조금 위험하지 않은가 싶습니다. 앞선 두 번의 싸움은 한번 지고 한번 이겼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1차전이라 감히 부를 수 있을 아이폰3Gs의 경우(2009년 11월)는 워낙에 아이폰에 갈급했던 분들이 많았고, 대항마(?)로 대세웠던 옴니아가 워낙에 시대에 뒤떨어진 감성을 갖고 있어서 마케팅 전략자체가 먹히지 않았습니다. 당시 삼성 옴니아를 사는 것은 ㅂㅅ 인증하는 것과 다를 바 없었죠. 마케팅 자체가 되지 않는 싸움이었기에 뭐라 할 수는 없겠습니다. 아무튼 확실한 것은 아이폰은 한국 시장의 룰(와이파이, GPS 제한)을 부수고 들어왔기에 한동안(혹은 그들이 삽질하지 않는한) 개혁자의 이미지로 남을 겁니다. 2차전이라 부를 수 있는 아이폰4와 갤럭시S 초기 출시(2010년 6월) 당시에는 안티 아이폰4 전략이 어느 정도 먹혔던 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품의 우위보다는 마케팅의 우위가 강했다고 보면 문제가 있을까요. 아이폰4가 늦게 출시되었고, 아이폰4의 약점인 '데스그립' 문제를 들고 나왔었죠. 그에 비해서 갤럭시S의 경우는 안정된 물량수급(?)과 강력한 유통망, 마케팅을 통해서 적어도 판매면에서는 아이폰4를 멀찌감찌 떨어뜨려 놓았습니다. 이 두 번의 경우 모두 삼성은 아이폰의 단점을 부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때문에 대한민국 제일의 기술(과 돈)을 자랑하는 삼성은, 물건은 많이 팔았을지는 몰라도 이미지는 나빠진 것 같습니다. 미안한 얘기인데 좀 애처롭습니다. 특히 지금 언급하고 있는 마케팅의 면에서 삼성의 전략은 시정잡배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네요. 초기 해외 출시 당시 갤럭시S 무료 배포를 미끼로 사람들 모아놓은 모습을 찍어놓고 줄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라고 연출했던 모습이 대표적입니다. 공개적으로 삼성은 애플을 놓고 언급한 적은 한번도 없었던 것으로 압니다. 본인들도 질떨어지는 것을 아니까 그러는 거겠죠. 하지만 누구나 삼성의 갤럭시 시리즈를 놓고 아이폰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삼성은 달을 가리키는데 자꾸 손가락이 보이는 이유는 뭘까요. 아이폰을 들고서 갤럭시S를 가리키는 느낌이 듭니다. 지금도 마찬가지구요(위 링크를 따라가면 무슨 끝장토론을 한답니다... 어이가 없어서;)
 

http://www.betanews.net/article/497242&usg=__wRpp3JDxuXNOrFla1eiTh6RPiy0=&h=396&w=500&sz=175&hl=en&start=14&zoom=1&tbnid=3prlZnhIZKMmFM:&tbnh=159&tbnw=183&prev=/images%3Fq%3D%25EC%2595%2584%25EC%259D%25B4%25ED%258F%25B04%2Bvs%2B%25EA%25B0%25A4%25EB%259F%25AD%25EC%258B%259Cs%26um%3D1%26hl%3Den%26sa%3DN%26biw%3D1197%26bih%3D656%26tbs%3Disch:10%2C590&um=1&itbs=1&iact=hc&vpx=919&vpy=361&dur=360&hovh=200&hovw=252&tx=168&ty=136&ei=NOrvTKHMJIWosQPcjc2wCw&oei=L-rvTLrbD5TSsAOdhbydDA&esq=2&page=2&ndsp=15&ved=1t:429,r:14,s:14&biw=1197&bih=656

갤럭시S와 아이폰4


 

3. 기업의 아우라 - 삼성에는 없는 한가지
 기업이 제품과 기업 이미지에 대한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아우라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 아우라를 위해서는 기업의 이미지(마케팅)도 있겠지만, 제품 라인업, 제품 간의 호환성(혹은 생태계) 구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기업의 이미지는 AS를 잘해주고, TV광고를 잘한다고 해서 좋아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품 라인업은 정말 장기간의 계획없이는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특히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선택할 수 있는 제품 라인업은 삼성이 말하는 '천재성'없이는 이루어지지 않습니다(개인적으로 가장 직관적이고 심플한 라인업을 가진 기업이 애플이라고 생각합니다). 멀티미디어 플랫폼들은 어떤 경험을 제공할 것이냐를 위해 하드웨어를 생각해야하고, 그 안에 들어갈 소프트웨어를 꿈꿔야 합니다. 사람들은 광고에 현혹되어 사기는 합니다만 금방 압니다. 그리고 이야기 합니다. 이 제품은 좋다 나쁘다. 그리고 이어집니다. 이 기업은 좋은 기업이다 사기꾼이다. 자꾸 마케팅으로 낚으면 언젠가 소비자가 배로 갚아줄지 모릅니다. 신뢰가 떨어진 기업은 결코 성공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삼성은 점점 그 신뢰를 아우라를 잃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잘난듯 떠들었지만 결국 전 그냥 백수에 불과합니다. 하드웨어 플랫폼에 관해서는 '관객'이나 '호구', '캐시카우 소비자(?)' 정도 되겠네요. 하지만 언젠가 누군가와 함께 일을 할 때 어떻게 해나가야 할까 고민하며 지금의 치열한 경쟁을 보고 있습니다. 이런 제게 있어서 지금의 하드웨어 플랫폼 싸움은 안타깝게도 최고의 관전 포인트가 되지 못한다고 봅니다. 마치 한국 전쟁 때 UN연합군과 중공군의 느낌이 강하게 드는 것은 무엇일까요. 애플을 좋아합니다(하지만 계속 말하듯이 앱등이는 아닙니다 ㅜ 앱등이는 커녕 없어요. 피쳐폰 밖에;;;). 하지만 저는 사람을 더 좋아합니다. 그래서 제품 간의 경쟁을 즐겨봅니다. 보다 나은 환경을 위한... 그래서 삼성에 나름의 기대를 해봅니다.
 
 원래는 아이패드보다는 아이팟 터치에 집중하라는 얘기를 하려고 글을 시작했는데;;; ㅜㅜ 글이 산으로 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