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를 소개합니다

2009. 10. 13. 23:29나의 중얼중얼/주절거림

1. 저는 이연호입니다
 저의 이름은 이연호입니다. 한자는 연못 연淵에 넓을 호浩입니다. 어렸을 때 영화 ‘인디아나 존스’를 보고서 고고학자가 되어야지... 하는 맘을 갖고 지금까지도 그 꿈이 이루어지리라 믿고 있는 철없는 30대입니다. 그런데 단순히 ‘무엇을 해야지’하는 생각만 하고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좋겠지만, 그것은 부차적인 문제이고 실제로는 어떻게 살아가야하는가에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에 피곤한 인간이기도 합니다. 중학교 때부터인지 고등학교 때부터인지 직업이라고 하는 것과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는 다르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명예 혹은 체면, 성취감, 보람 등은 직업의 종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어떤 맘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가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 말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별다른 성과 없어 보이는 삶을 살아온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2. 유연성 혹은 적응력
 저의 개인적인 목표는 어디에 떨어져도 먹고 살 수 있는 능력을 갖추자 입니다. 먹고 사는데 다양한 능력치가 있을텐데, 그중 저는 웬만한 일은 혼자 알아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려 노력해왔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서나, 관심사를 좇아 다양한 작업에 참여, 혹은 일을 벌이다 보니 계획이나 전공과는 무관한 여러 일을 해왔습니다. 악기를 연주하고 가르치거나, 편집디자인으로 돈벌이하든가, 사진을 업으로 삼았었습니다. 그 외에 돈벌이는 되지 않더라도 음향기기를 다룬다든지, 지인의 컴퓨터를 추천하거나 만들어준다든지, 가구를 직접 만들기도 합니다. 서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일임에도 작업의 핵심이란 모두 통하는 것도 알아가는 중입니다.

 

3. 완벽주의적 멀티플레이어
 스페셜리스트보다는 멀티플레이어입니다만 어설픈 수준은 용납하지 않기에 다양한 분야를 깊게 파는 편입니다. 이런 성향은 저 자신을 제가 아는 작업이나 배움들을 가르치고 설명하는 수준에 이르게 하려 합니다. 작업하면서 이론적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을 때는 그 이론까지 섭렵하거나, 그 결과물들을 기록화하는 것에까지 이릅니다. 기록과 정리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기에 구조를 만들고 체계와 틀을 잡는데에도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다만 이렇게까지 하려다보니 너무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쏟고, 웬만한 수준 이상을 추구하다 보니 한 분야에 집중을 못 해왔던 것도 사실입니다.

 

4. 극과 극의 조화, 균형 잡기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인성, 성격 검사를 하면 `내향적`인 사람이란 결과가 나왔습니다. 실제로 낯도 가리는 편에 속하고 과묵합니다. 하지만 다양한 관심사와 다양한 일을 하면서 더욱 완벽한 일 처리 - 결과를 위해 소통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고, 어느순간부터는 성향과 관계없이 적극적으로 일처리를 하는 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선천적인 성격상 사람을 상당히 낙천적으로 바라보지만, 동시에 상당히 비판적으로도 판단할 수 있습니다. 다만 첫인상이 좋지 않다는 평가를 많이 들어왔던 어린 시절의 아픔은 `적어도 나는 상대방을 첫인상으로 파악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으로 이어져 지금도 잘 지키고 있습니다. 묘한 의미에서 사람을 볼 때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동시에 보게 됩니다.
 다양한 경험과 내적인 고민은 저의 선천적인 내향성과 자리가 주는 외향성, 낙천적인 면과 비판적인 면, 감성적인 것과 이성적인 것 등 서로 대비되는 개념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른 이들이 딱히 고민하지 않는 부분도 신경쓰는 피곤함이 있지만, 균형잡힌 개념을 갖춘 사람이 되어간다고 생각합니다.

 

5. 실패의 경험
 사실 저는 약삭빠르다는 표현에 가까운 사람입니다. 권력이나 명예를 탐하는 부류는 아니지만 조직이나 상황의 분위기를 빨리 파악하고, 금방 적응해내는 쪽입니다. 그럼에도 많은 실패를 겪어왔습니다. 사람에도 치여보고 일에도 치여보고 멀쩡하게 일해놓고도 제대로 된 평가를 받아보지 못했습니다. 그럴 때 마다 화나고 속상하지만 곧 무엇이 문제였을까. 어떤 것이 최선이었을까 생각합니다. 사람들의 말에 일희일비하는 성격이 아니라고 믿어왔었지만, 기대치보다 유약한 자신의 내면과도 직면하곤 합니다. 이러한 복기復棋 습관은 근본에 대한 고민만 컸다면 고리타분했을 저를 균형잡힌 사람이 되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줍니다. 실패의 경험은 내일은 보다 더 나은 사람, 더 좋은 사람이 되리라 믿게 합니다.

 

6. 수많은 음원을 하나의 스피커로 Mix 하듯이
 20세 때, 교회 찬양팀에 들어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음향 시스템 전반을 배우다 보니 여러 가지 도구가 있지만, 통칭 믹서Mixer로 불리는, 믹서 콘솔을 다루게 되었습니다. 채널이 다양한 믹서, 채널은 적지만 다양한 아웃풋을 해내는 믹서 등 용도에 맞게 다양하게 개발된 믹서를 다양한 환경에서 다루다 보니(심지어는 군대에서도….) 그 중요성을 새삼 실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람마다 다양한 성량을 지니고 있고, 악기마다 다양한 크기의 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믹서를 다루는 사람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능력은 이 다양한 크기의 소리를 적절하게 섞어서 스피커로 전달하는 것입니다. 혹 드럼의 소리가 너무 크다든지, 세컨드 건반의 소리가 너무 커서 소리의 균형이 깨지게 된다면 연주자도, 회중도 마음이 어려울 겁니다. 다양한 경험, 다양성을 인정하는 능력과 그런 모습으로 살아가려 노력하는 이유입니다.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그때마다 초심자에서 시작해야 했던, 지금도 그 분야의 스페셜리스트와 비교하며 스스로 작음을 깨달아가는 이유는 비록 완전하지 않은 저에 대한 도전과 다양한 위치에서 시작할 사람들과의 조화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여전히 수많은 실패에서 버둥대왔지만 무의미하진 않다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잘난 것 없이 살아왔지만, 마음의 중심을 이런 `통섭`에 두고 있기에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믿고 있습니다. 다양한 경험과 스스로 그것을 개인의 영역에서 완성하고자 하는 마음은 곧 다양한 음원을 하나의 스피커로 믹스하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이런 노력이 오늘은 어떤 모습으로, 결과로 다가올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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